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벼 - 이성부
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. 햇살 따가워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.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.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. 벼가 춤출 때, 벼는 소리 없이 떠나간다. 벼는 가을 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.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.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넓은 사랑,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묻은 그리움, 이 넉넉한 힘...... 네, 수업시간에 나왔던 시입니다. 중요한 건 이 시를 읽는 와중에 애들에게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는 겁니다. 벼는 베어야 제 맛. 아이고 윤열아. OTL. PS. 실화입니다. PS2. 이 글 쓰는데 학생 한 놈이 와서 편지 주고 가네요. 후후후. 감동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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